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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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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uncertainty ​ 잘 모르겠습니다.
TEDx신촌캠퍼스 ​ 일러스트레이터 김인엽님 타투이스트 도이님 월간잉여편집장 최서윤님 이렇게 세 분의 이야기를 듣고 왔다. 지난 금요일 25일에. "나만 이런 생각하나?"의 생각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님을 깨닫고 온 날이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나뿐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인 느낌. 인엽님은 20대가 가진 보편적 고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비책을 전해주었고, 나도 동의하는 바다. 도이님은 깨어있는 시민의 정신과 비슷한 류의,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빨간약 먹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윤님은 나랑 취미가 비슷해서 정말 놀랐고 (thread 읽기), 당찬 모습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기발함도! 집에 가는 길엔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많은 이들 앞에서 내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잠시..
기소불욕물시어인 ​ 아빠한테 오랜만에 보이스톡이 와서 취업 이야기를 하다가, 아빠가 넌지시 그 기업은 어떠니 권하길래, "아빠도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는 거 싫잖아요." 라고 대답했더니 아빠가 껄껄 웃으면서 "부디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라는 말과 함께 이 말을 전해주었다.
새로운 시작 아, 아직까지도 2016 보다 2015를 쓰는게 더 익숙하다니. 설이 지났는데 아직도 2015년에 머무는 기분이다.2016년 2월 8일, 오늘 본격적으로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다른 학과와 달리 우리 학과는 이번 학기에 졸업논문 12000자를 요구하며, 나는 수업에 나가지 않는 대신 Project(소논문 7000자)를 선택하였다. 앞으로 나는 도서관 지박령이 되어 살겠다.
국회 도서관 ​ 국회 도서관 로비, 내 옆에 앉은 아저씨는 국회 헌정 시를 쓰는데, 슬쩍 보니 "손 잡아 주고 싶은 국회, 뽀뽀해주고 싶은 국회" 건너편에 앉은 아줌마는 찬송가 연습하다가, 건너편 아저씨한테 "금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나요? 아니네요. 미국이네요. 국회에 온 김에 한 번 물어봤어요. 호호호" 종이컵 하나 들고 어떤 할아버지가 시위나온 대학생들은 초등학생만도 못하다고 (다 들리게) 중얼중얼 거리고 있음.
The Circle of Life 110A 번 버스을 타고 녹사평을 지나 삼각지를 지나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버스 맨 앞 좌석에 아빠 무릎에 한창 말을 배워가는 딸이 앉아, "아빠, 이게 뭐야. 저게 뭐야." 조잘거린다. "아빠, 카드 삑 왜 해?", "왜 (사람들이 탈 때) 안녕하세요 해?" . 아빠는 딸의 쉼 없는 질문 세례에도 자상하게 대답해준다. 그 꼬마를 보며 세상에 대해 이것 저것 궁금해하던 나를 떠올려본다. 아쉽게도 고망쥐 같이 재잘대던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 없다. 대신 저 아빠처럼 아이들의 질문을 들어줘야하는 나이쯤이 되었다. 어젠 눈가 주름이 깊게 패인 아빠가 나에게 새로 산 청바지가 어떠냐고, 새로 한 머리가 젊어보이냐고 물었다. 참 신기하다. 고망쥐는 어른이 되려 하고, 아버지는 청춘이 되려 하네. 삶은 직선이 아..
전주에 다녀와서 ​ 오늘 34도가 넘는 찌는 폭염 때문에 전주 곳곳을 다 둘러보지 못하고 덕진연못 정자에서 그리고 교동다원에서 어제 산 책을 읽었다. 주로 주역, 맹자, 노자 사상에 관련된 얘기였는데 동양사상이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고 산 세월이 후회될 정도였다. 강암 송성용 선생의 서예관에서 필체와 현판을 구경했는데 그 중 내 마음을 울린 구문이 있었다. '덕승재(德勝才)'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덕이 높은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말이었다. 덕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게 쉬울까 싶다. 어쨌든 뽐내고 자랑해야 살아 남고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시대에서는 특히. 허허 나는 재보다 덕이 앞선 군자가 되고 싶나니.
퀴어퍼레이드 ​​​​​​​​​​​​​​​​​​​​​​​​​​​​​​​​​​​​​​​​​​​​​​​​​​​​​​​​​​​​​​​​​​​​​​​​​​​​​​​​​​​​​​​​​​​​​​​​​​​​​​​​​ 퀴어퍼레이드 준비한 사람들보다 열정 가득했던 애국 보수 기독교 ​단체들. 오늘 그사람들 북치느라 육수 많이 뽑았을끼다. 분명해. love w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