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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놀이

도처에 있는 죽음

언젠가 종합병원에 입원했을 때, 새벽에 코드블루 (심정지) 소리에 놀라 깬 적이 있다. 같은 병동, 제일 위독하셨던 할아버지의 방이었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종합병원이란 곳에서는 하루동안 누구는 태어나고, 누구는 아프고, 누구는 나아가고, 누구는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게 나였으면 어떡하나 두려운 마음에 공포와 슬픔이 교차하며 눈물로 베갯잇을 적셨다. 퇴원을 하고, 시간이 많이 흘렀고, 죽음의 공포에서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죽음을 두려워 했는지 조차도 잊을 만큼 나는 살아 있다는 것에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들에 익숙해졌다. 잊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참 많이 죽는다. 움베르토 에코 할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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