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사대주의자 아닙니다.

2011년에 영국 들어가기 전, 모든 입시가 끝나고 나는 이태원 아웃백에서 약 4개월 동안 일을 했다. 이태원이다 보니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왔고, 주말엔 외국 가족들이 많이 왔다. 나는 서버로서 지정된 테이블의 주문과 계산을 담당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 동안 한 가지 재밌는 점을 발견했는데, 바로 우리나라와 외국 아이들의 메뉴 선택권이었다. 한국 가족들이 오면 메뉴를 선택할때 주로 엄마나 아빠가 대신 주문 선택을 해주거나 이따금 아이가 선택을 하면 "그거 말고 이건 어때?" 라며 제안 아닌 제안으로 다른 메뉴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반면, 미국인 가족들이 왔을 때는 엄마와 아빠는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를뿐, 아이의 메뉴 선택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려주고, 아이의 선택을 대부분 존중해줬다. 어릴때 부터 메뉴 선택에 있어서 자유로운 문화와 자유롭지 않은 문화. 어쩌면 개인주의 문화와 공동체 문화의 차이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교육'의 문제가 내겐 더 크게 와닿았다. 어릴때 부터 내가 스스로 먹을 것을 자유롭게 고르는 아이와, 엄마 아빠가 골라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 누가 First Movers가 될 가능성이 높을까? 난 그리고 어떤 엄마, 우린 어떤 부모가 되야 할까?​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란 사람  (1) 2015.12.28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다큐를 보며  (0) 2015.12.19
요즘들어 내가 궁금한 것  (0) 2015.08.04
덥다. 한국.  (0) 2015.06.28
내가 예쁘지 않을 이유?  (2) 2015.05.26